러시아 국적의 엄넬리(74·한국명 엄원아) 박사는 고려인 4세로 150년 전 증조할아버지가 강원도 영월에서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했다. 엄 박사는 러시아에서 한국 문화 교육의 선구자로 모스크바에서 중·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다가 지난1991년 51세의 나이에 생애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을 때만 해도 우리말을 몇 마디 못했다고 한다. 한 핏줄이고 생김새도 같은 데 한국말을 하지 못한다는 게 너무나 원통해 모스크바로 돌아온 뒤 독학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고 이듬해에는 러시아 유일의 한민족학교를 설립했다며 이는 ‘뿌리’를 잊지 않도록 우리 전통예절도 가르치며 20여년 동안 동포들에게 한민족의 주체성과 긍지를 심어왔다. 그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1998년 대통령표창, 2002년 국민포장, 2007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그러던 그가 우리 국익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특별공로귀화자 2호가 됐다. 법무부는 지난31일 엄 박사에게 한국 국적을 수여하는 ‘국적증서 수여식’을 열었다.
독립유공자 후손 자격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대한민국 국익에 기여한 공로로 특별귀화가 허가된 것은 2012년 3월 인요한 박사 이후 두 번째다.